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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오동진 영화만사] ‘연인’ 과거로 현실을 배우게 하다

조선의 왕 인조가 인기다. 인조는 결코 인기를 얻을 만한 인물은 아니다. 그러니 인조가 아니라 사실은 ‘인조의 시대’가 인기라는 얘기다. 인조는 조선 27대 왕 중에서 가장 못나고 비열하며 정통에서도 어긋난 임금이었다. 서울 인왕산 뒤 냇가인 홍제천에서 칼을 씻고(이후 세검정을 지었다) 산을 타고 넘어가 창덕궁의 광해군을 끌어 내린 후 스스로 왕이 된 인물이다. 당시 이름은 능양군. 광해군은 자신의 이복 삼촌이었다. 그렇게 왕이 된 인조는 병자호란으로 청에게 삼전도의 굴욕을 당했다. 청에 볼모로 잡혀 갔다 돌아 온 자신의 아들 소현세자를 시기해 그를 독살했다는 설이 지금까지 파다하다. 청에 끌려갔던 수많은 여자들을 두고는 몸이 더럽혀졌다는 이유로, 양반 가문의 여자인 경우 호적에 올리지 못하게 하다가 홍제천에서 몸을 씻으면 다시 집안에 받아 들이게 하는 기행 정치를 하기도 했다. 그때 나온 말이 환향녀(還鄕女)이지만 이 시대 이후로 화냥년이란 비속어가 됐다. 그러니 인조는 인기를 모을 수 있는 임금이 아니다. 비난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영화와 TV드라마는 비극과 비운, 재앙과 음모를 먹고 자란다. 인조의 얘기는 만들어질 때마다 기이하게도 큰 인기를 모은다. 황동혁 감독이 만든 영화 ‘남한산성’이 그랬고 안태진 감독의 영화 ‘올빼미’는 2022년 코로나 후유증이 아직 채 가시기 전임에도 332만명을 모으며 기염을 토했다. 그렇게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듯 했던 인조시대의 열풍을 요즘 MBC드라마 ‘연인’이 다시 일으키고 있다. 이 드라마는 평균 시청률 12%대를 기록하며 안방에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붙들고 있다. ‘연인’의 강점은 캐릭터이다. 등장인물들과 그 역을 해내는 배우들의 역할이 크다. 남궁민은 얄미운 캐릭터를 얄미울 정도의 연기력으로 능수능란하게 그렸다. 안은진은 새삼스러운 발견이다. 영화 ‘올빼미’에서 악독한 소용 조씨(인조의 후궁) 역을 맡았을 때 그를 눈에 두지는 못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도 나왔지만 이번처럼 메인 타이틀 롤은 아니었다. 그러니 ‘연인’은 안은진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남한산성’에서 이병헌이 했던 최명길 역은 김태훈이 맡았다. 사극이 거의 처음인 배우인 만큼 시청자들로서는 또 다른 재발견의 연기자인 셈이다. 문성근의 괴력 같은 연기도 이 드라마의 화제성을 올리는데 한 몫하고 있다. 문성근은 디즈니플러스 ‘무빙’을 비롯해 줄기찬 악역 혹은 개성있는 배역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다. 쇳소리가 나는 낮은 보이스가 그의 연기의 장점이다. 극작가 황진영이 써내는 발군의 대본은 이 드라마를 고급스럽고 세련되게 만들었다. TV드라마가 빠지기 쉬운 궁중 암투극의 상투성을 넘어서 인조시대의 암운, 조선이라는 거대한 체제와 시대에까지 시청자들을 단숨에 호흡하게 만든다. 조선시대라는 거대 담론에다 한편으로 전쟁과 비정상의 통치 체제를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의 러브 스토리를 적절하게 오가는 리듬감이 매우 뛰어나다. 지칠 만 하면 두 남녀의 연애담이 펼쳐지고 손발이 오그라들 때쯤엔 다시 청과 조선, 조선의 궁중 권력 다툼으로 화면을 재배치 한다. 기본적으로 작가 황진영의 역사관이 잘 정제돼 있는 것으로 보이며 과거의 시대를 추상이 아니라 특정 인물과 민중으로 사고하는 식의 구체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인’의 인기는 격변의 시대가 낳은 극적인 에피소드 때문만이 아니라, 그리고 두 남녀가 보여주는 달콤하고 애달픈 사랑 이야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 두 가지가 뒤엉켜 새로운 이야기로 나아가는 변증법적 서사 구조 때문에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인’의 인기는 다분히 사회정치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드라마에는 사람들 각자가 느끼는 시대정신이라는 키워드가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반추하고 미래를 계획하고 싶은 것이다. 그것이야 말로 역사 드라마가 지니는 요체 중의 요체이다. 과거는 미래이고 미래는 과거이다. 사람들은 지금 이 드라마를 통해 크나 큰 혼란기를 겪을 때 과거 사람들은 어떻게 이겨냈을까를 보고 싶어 하는 셈이다. 적어도 드라마를 보면서 위안과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은 것이다. 허구가 현실을 이기고 가상이 진짜를 앞선다. 허구의 드라마 한편이 우리 사회 현실의 답을 찾고 있다. ‘연인’의 역할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이유다. 좋은 드라마란 이런 작품을 두고 하는 말이다.오동진 영화평론가 2023.11.16 06:05
생활문화

[2023 청년의 날] 오징어 게임, D·P 문제 전원 정답...'K드라마 파워' 해와청년퀴즈 대회서 재확인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전세계 외국인 청년들과 함께 한 자리. K컬처의 영향력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전국 유일의 청년 참여형 축제인 '2023 제7회 대한민국 청년의 날(이하 청년의 날)' 축제가 16일 여의도공원 문화의마당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사)청년과미래·일간스포츠·이코노미스트를 포함한 이데일리M이 공동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특별시의회 등 각 정부 부처와 시의회가 후원했다. 기념식 전부터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오전 10시에는 2023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청년들의 ‘위더스 플래시몹 챌린지’가 펼쳐졌고, 이어 국내 거주 중인 외국인 청년들이 참가한 ‘제6회 해외청년퀴즈대회’가 열렸다. 해외청년퀴즈대회를 향한 열기를 뜨거웠다. 약 70여 명의 참가자 어학· 문화·역사·사회 전반에 걸친 주제로 한국을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O·X 퀴즈로 예선전을 치렀고, 화이트보드에 객관식 또는 주관식 문제 답안을 기재하는 본선이 이어졌다. 코너가 끝날 때마다 이날 마지막 순서로 열리는 케이팝 콘서트 티켓이 증정되는 이벤트도 열렸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케이팝이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O·X 퀴즈 첫 문제부터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등장했고 ‘최종 우승한 남자 주인공의 극중 이름은 조상우’이라는 문제에 전원 ‘X’ 표시 앞에 섰다. 배우 이정재가 연기한 주인공 이름은 4번 문제까지 탈락자가 거의 없었던 O·X 퀴즈.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일어났다. CD의 외래어 표기법에 관한 문제에서 딱 1명을 제외한 인원이 모두 ‘씨디’를 선택했다. 표기법은 ‘시디’였다. 이른 패자부활전이 펼쳐졌다. 조선시대 ‘양반의 뜻,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시상 내역, 대한민국 최저임금(9620원) 등 문화와 사회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알아보는 문제가 이어지며 1명씩 자리를 일어나야 했다. 한국말로 “나 알았는데 기억이 안 났어”라로 말하며 아쉬움을 전하는 모습에 다른 관객들이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바로 진행된 본선. 키미야(이란) 호쿤(노르웨이) 등 글로벌 홍보대사들이 출제자로 나섰다. 단오(음렬 5월 5월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로 창포물로 머리를 감는 풍습이 있는 날) 박혁거세(신라 시조) 등 한층 업그레이드된 문제가 이어졌다. 최종 결승전엔 7명만 출전했다. 첫 문제는 지난 1년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한 5인조 걸그룹 뉴진스가 답이었다. 앞선 O·X 퀴즈 예선전에서 CD 외래어 표기법(시디) 유일한 정답자였던 빅토리아(러시아)가 탈락했다. 그렇게 우승 후보가 탈락하고 이어진 결승전. 한산도 대첩·명량 대첩과 함께 이순신 장문의 3대 대첩을 묻는 문제(정답 노량 대첩)에 남은 참가자 4명이 모두 답을 맞히지 못했다. 탈영병을 추적하는 대한민국 육군 군사경찰을 소재로 제작된 드라마(D.P)를 묻는 문제는 모두 맞혔다. 우승자는 한국어 표기법으로 갈렸다. ‘명절을 쇠다’와 ‘명절을 세다’ 중 맞은 표현에 관한 질문에 3명이 ‘세다’, 1명이 ‘쇠다’를 선택했다. 정답은 쇠다였다.우승은 고려대학교 대학원에 재학 중인 송신(중국) 양이 차지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상을 받은 송신씨는 “O·X 퀴즈에서 탈락하고 패자부활전으로 올랐는데 이렇게 최종 1명이 돼 얼떨떨하다. ‘명절을 쇠다’라는 문장은 이전에 문제로 풀었다. 알고 있는 게 나온 덕분”이라며 웃어 보였다. 송신씨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 객석을 채운 이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라운드가 높아질수록 관심이 높아졌다. 송신씨는 “소셜 미디어(SNS)를 보고 함께 다니는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참가했다. 좋은 추억을 만든 것 같아서 기쁘다”라고 다시 웃어 보였다.여의도=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16 12:36
연예일반

[자음추] 괴로워도 ‘타인의 고통’과 마주할 용기… ‘올빼미’와 김윤아

영화를 보면 자연스레 어떤 노래 한 곡이 떠오를 때 있죠. 영화 주인공들의 사랑 이야기가 마치 내 이야기 같아서이기도 하고 영화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메시지가 어떤 곡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서일 때도 있고요. 러닝타임 내내 귓가를 울리던 노래 한 곡을 ‘자음추’(자연스럽게 음악 추가)에서 소개합니다. “안 보고 사는 게 몸에 좋다 하여 눈을 감고 살 수 있겠는가.” 23일 개봉한 영화 ‘올빼미’에서 소현세자(김성철 분)는 이런 말을 한다. 기침을 콜록이는 소현세자가 염려됐던 침술사 경수(류준열 분)가 마음을 편히 해야 한다고 하자 하는 말이다. 소현세자가 왕이 됐다면 어땠을까. 조선시대 역사를 훑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하게 되는 생각이다.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가 8년여를 보내고 돌아온 고국. 부친의 냉대 속에 학질(기록에 따르면)로 쓸쓸히 세상을 떠난 비운의 세자. ‘올빼미’는 소현세자의 죽음이라는 사건을 배경으로 한 사극 스릴러다. 낮에는 앞을 볼 수 없고 빛이 없을 때만 조금 앞이 보이는 주맹증을 앓고 있는 침술사 경수가 소현세자의 죽음을 목도한 뒤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어둠 속에서 볼 수 있는 눈’이라는 소재는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와 선명하게 맞닿아 있다. 보고도 보지 않은 척하고 들어도 듣지 않은 척해야 할 때가 많은 우리네의 삶. 그런 하루하루 속에서 본 것을 봤다고, 들은 것을 들었다고 표현하는 데는 생각보다 큰 용기가 들기도 한다. 118분여의 ‘올빼미’를 보며 지난 2016년 발매됐던 김윤아의 앨범 ‘타인의 고통’이 떠올랐다. 평소 SNS를 떠돌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본다던 김윤아는 “SNS로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다들 고통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다 똑같은 고통을 느끼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구의역 스크린도어 참사, 대통령의 퇴진 등 반복되는 집단적 슬픔과 트라우마를 겪은 한국 사회. 그 시절을 걸으며 김윤아는 “나도 주변에 살고 있는 사람들처럼 사회가 흘러가는 모양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누가 옆에서 힘든 일을 겪거나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를 향해 가고 있을 때 ‘내 일 아닌데 뭐. 난 즐거운데?’라고 할 만큼 난 대범한 인간이 아니더라”고 털어놨다. 사회적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일견 대중예술인으로서 자연스러워 보이나 실은 그렇기에 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대중과 견해차를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올빼미’의 결말을 누군가는 해피엔딩으로, 누군가는 새드엔딩으로 볼 것이다. 명백한 역사적 사실을 영화가 뒤집기는 어렵고, 사실 인조와 소현세자가 걸었던 그 역사를 21세기 우리도 반복하고 있을지 모른다. 다만 영화 속 소현세자의 말처럼 진실을 보고 눈을 돌리지 않는 용기가 때로는 필요하고, 그러한 장면들은 영화를 본 관객들의 마음에 오래 남을 것이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11.23 12:57
연예일반

[리뷰IS] ‘올빼미’ 무엇이 보이십니까

같은 영화를 봤지만 관객들마다 무엇을 보았는가가 달라질 듯싶다. 배우들의 폭발하는 연기력, 촘촘하게 쌓아 올린 서사, 온 신경을 자극하는 것 같은 긴장감, 세련된 연출까지. 영화 ‘올빼미’는 재능 있는 사람들이 모여 영화를 만들면 얼마나 볼거리가 많아지는지 실감하게 되는 작품이다. ‘올빼미’의 배경은 조선시대 인조 집권기. 청나라로 끌려갔던 소현세자(김성철 분)가 돌아오기 직전 입궐에 성공한 침술사 경수(류준열 분)가 소현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뒤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유해진이 인조로 분해 ‘택시운전사’(2017), ‘봉오동 전투’(2019)에 이어 류준열과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배우들의 연기력은 흠잡을 데가 없다. 영화는 줄곧 경수의 시선을 따라 전개되는데, 류준열은 튀지 않는 담백한 연기로 극을 자연스럽게 이끈다. 어의 이형익 역의 최무성 역시 발군의 연기력을 보여준다. 눈빛과 표정에 살짝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선과 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섬뜩함을 마주할 때면 스크린 앞에서 도망치고 싶을 정도의 긴장감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유해진의 열연을 빼놓을 수 없다. 청나라에 대한 상처와 아들에 대한 열등감, 언제 왕위에서 쫓겨날지 모른다는 불안감 등으로 뒤틀린 인간의 얼굴을 유해진은 섬세하게 표현한다. 왕이라는 인물이 주는 권위나 무게감에 얽매이기보단 그 뒤에 감춰진 나약한 인간의 심리를 발가벗기듯 적나라하게 표현해 신선하다. 특히 극 후반 폭발하는 감정신이 압권이다. 안태진 감독의 연출력은 작품의 품위를 한층 끌어올린다. 배우들의 표정을 섬세하게 잡아내는 다층적 명암의 사용과 인물의 심리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듯한 미장센을 보고 있으면 재능 있는 감독의 데뷔작이 얼마나 무서울 수 있는지 실감케 된다. 영화의 장르는 스릴러지만 앞부분은 드라마적인 요소가 상당하다. 왜 소현세자가 그토록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해야 했는지, 어째서 한낱 침술사가 소현세자의 죽음 현장에 있었고, 그 진실을 알리고자 하게 되는지 등을 납득시키기 위해 ‘올빼미’는 초반 서사를 촘촘하게 깐다. 하지만 그 부분 역시 지루하지 않다. 낮에는 앞을 볼 수 없고 어둠 속에서만 볼 수 있게 된다는 주맹증이라는 설정은 영화가 가진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 어둠 속에서 진실을 놓치지 않는 눈은 보고도 못 본 척하고, 들어도 못 들은 척하며 살아야 할 때가 많은 현대인의 마음을 슬며시 비춘다. 오는 23일 개봉. 15세 관람가. 118분.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11.13 10:45
스포츠일반

임진왜란 때 '말 헌납' 김만일처럼 헌마정신은 계속된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 사이에서 저소득 국가에 백신을 지원하는 코벡스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조선시대에도 이런 나눔 정신으로 국가위기를 극복하는 데 힘을 보탠 '헌마공신' 김만일이 있었다. 제주도 의귀리 출신인 김만일은 조선 선조 때 전국에서 가장 많은 말을 소유하고 기르던 사람이다. 임진왜란이 한창이던 1594년 오랜 전투로 인해 전마가 부족해진 조정은 김만일에게 말을 요청했다. 그는 500마리의 조련된 말을 기꺼이 헌납했다. 임진왜란을 비롯해 이후 광해군 12년, 인조 5년 등 국난의 위기마다 김만일은 제주에서 기른 개인 소유의 말 1300여 두를 바쳤다. 당시 말 한필은 노비 2~3명에 버금가는 값어치였다. 위태로운 나라를 위해 정성껏 키운 말을 바친 김만일에게 조정은 ‘말을 바쳐 공이 있는 신하가 됐다’는 의미의 '헌마공신' 칭호와 함께 종1품 숭정대부의 관직을 제수했다. 조선시대를 통틀어 유일하게 헌마공신의 칭호를 얻은 김만일은 제주 사람 중 가장 높은 벼슬을 지내게 된다. 김만일의 후손들도 240년 간 가업을 이어 말을 육성했고, 약 2만여 두에 이르는 지속적인 전마 조공으로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한민족의 역사를 지키는 데 힘을 보탰다. 헌마정신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그의 고향인 의귀리에서는 2016년부터 매년10월 ‘의귀리 말축제’를 개최하고 말퍼레이드, 승마체험, 마차체험 등으로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제주의 마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또 김만일의 후손들이 운영하는 ‘김만일기념사업회’는 2017년 한국마사회와 함께 ‘헌마공신 김만일상’을 제정해 말산업 발전과 마문화 창달에 기여한 이들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다. 이 밖에도 오는 8월에는 조선시대 숨은 영웅인 김만일을 재조명하고 제주의 마문화를 소개하기 위한 ‘김만일 기념관’의 개관도 앞두고 있다. 경마 경주에 출전할 목적으로 말을 소유하고 있는 이들을 마주라고 한다. 한국의 마주들은 ‘동물명의 기부’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제1호 동물명의 기부는 반려동물이 아닌 경주마 ‘백광’이었다. 난치병을 이겨낸 불굴의 명마 ‘백광’의 고 이수홍 마주는 2009년 장애인들의 재활치료를 위해 ‘백광’의 이름으로 4000만원을 기부하며 국내 동물명의 기부 시작을 알렸다. 이후 동물명의 기부 제2호가 된 경주마 ‘당대불패’(정영식 마주)가 총 5억원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며 ‘기부왕 경주마’로 불리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지금이순간’ ‘강호대세’ ‘인디밴드’ 등 명마들의 동물명의 기부가 이어져 현재까지 100여 명의 마주가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마주들은 또 소외계층 어린이 학습지원,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 지원, 다문화가정 아동지원‘ 등으로 나눔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6.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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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동네 주민들 모여 소금 꽃 피었네! 염리동 소금축제

소금 ‘염(鹽)’, 마을 ‘리(里)’! 조선시대 소금장수가 많이 살고, 소금배가 드나드는 동네라서 붙여진 이름, 염리동. 소금마을로 널리 알려진 마포구 염리동(동장:추용호)은 마포아트센터 앞 광장에서 오는 28일 오전11시부터 오후6시까지 소금축제가 개최된다.올해 5번째로 열리는 소금축제는 염리동의 유래와 지역 특성을 살려서 지역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한다. 염리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직접 기획하고 소금마을 문화축체추진단이 주관한 이번 축제는 염리동 마을의 유래와 정체성을 찾고 주민 간 화합을 이루기 위해 "염리동 愛 소금 꽃 피다!"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되며 사람들의 사랑 맛을 내는 축제로 다채로운 공연, 다양한 체험, 전통과 현대의 어울림 한마당 축제를 보여준다. 축제의 시작은 소금 길을 따라 주민들이 전통 옷을 입고 사물놀이와 함께 재연하는 길놀이와 퍼레이드로 시작된다.지역의 특징에 맞춰 소금을 소재로 한 문화행사와 다채로운 체험공간도 눈길을 끈다. 신안군 비금도 섬소금 등 지역 특산품 경매, 염전체험, 소금 관련 놀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3D 프린팅, VR 체험, 전통의상 입기, 수공예 체험, 원목무드등 만들기, 캘리그래피 등 다채로운 체험마당 프로그램도 운영되며, 주민참여 장기자랑 '소금꽃 스타' 등의 놀이마당은 관객을 흥으로 하나 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장르의 공연마당도 이뤄진다. 예술단 진천하가 들려주는 신명 나는 사물놀이 판굿, 국내 최정상급 성악가 소프라노 김은경, 바리톤 김진추의 사랑의 이중창, 신(新) 트로트 열풍의 주역의 임영웅, 마음을 훔치는 목소리 이정옥,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판타지 마술사 홍은천, 엠에이피오 콩쿠르 입상자로 구성된 여성 4인조 성악 앙상블 이끌림이 특별 축하 공연을 펼친다.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염리동 주민들이 함께 참여해 만든 연극 '마포 황부자-보름물께의 비밀' 이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17시에 공연된다. 염리동 소금전에서 부자가 된 황 씨의 이야기를 토대로 매년 새롭게 재구성한 풍자와 해학, 시사성이 넘치는 스토리로 관객을 찾아간다. 최용환 추진단장(총감독)은 “이번 축제는 1년 동안 염리동 주민자치위원과 축제 추진단, 주민센터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여 준비한 것이 특징이며, 축제 슬로건처럼 사람들의 사랑 맛을 내는 축제로 행복 가득한 시간이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추용호 염리동장은 “이번 염리동 소금축제를 통해 소금 꽃이 피는 것처럼 마을에 웃음꽃도 가득 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이소영 기자 2019.09.2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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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 싱가포르에서 경마 '신한류' 프로젝트 가동

올해로 벌써 3년째 싱가포르에 국제 경주 수출을 이뤄낸 한국마사회가 이번에는 싱가포르를 직접 찾아 경마 '신한류'를 이끈다.오는 24일 싱가포르의 크란지 경마장에서 열리는 '싱가포르 KRA트로피 경주'는 경주 수출을 확대하고, 한국 경마를 홍보하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경주와 함께 열리는 'K-Race Festival'에서는 싱가포르 현지 한국 경마 팬과 시민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돼 이목을 끌 전망이다. ◇Let's Eat Together!…셰프 신효섭과 함께 한국 음식 알리기싱가포르에서도 인기 있는 '런닝맨' '우리 결혼했어요' 등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신효섭 셰프는 한국 대표 음식인 '김밥'을 활용한 쿠킹쇼를 선보인다. K-Food 체험에선 현지 시민들도 직접 김밥을 만들어 볼 수 있다. 또한 한국 전통 음식인 '잡채'와 '삼계탕' 등 시식 코너도 운영해 한국음식의 맛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이번 행사의 오프닝 세레모니는 양 기관의 화합을 뜻하는 의미에서 양국의 전통주와 대표 과일로 함께 만드는 대형 화채 합수식 퍼포먼스를 진행한다.행사를 주관하는 한국 마사회 측은 "한국 경마뿐 아니라 한국의 식문화 콘텐츠를 통해 현지 신규고객을 유입하고 한국문화도 전파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Let's Play Together!…한복 입고 K-pop도 즐긴다한국의 식문화를 알았다면, 이색적인 한국의 전통의상을 알아볼 차례다. 한국마사회는 왕·양반·수라간 등 다양한 직업을 나타내는 조선시대 전통의상을 구비해 고객이 직접 입고 체험할 수 있는 행사를 준비한다. 또 전통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한국 전통 문양 배경의 포토존도 마련한다. 포토존은 한국관광공사 싱가포르지사에서 협찬 예정이다.이뿐만이 아니다. 4인조 걸그룹인 하디를 초청해 K-pop 퍼포먼스도 선보인다. K-Pop의 인기가 높은 싱가폴 현지에서 고객과의 소통뿐만 아니라 한국 공연문화를 알리기 위해서다. 걸그룹 하디는 2015년에 데뷔한 신인그룹으로 현재 '국민인성교육진흥재단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Let's Enjoy Together!…한국 경마산업 사진전도 개최한국마사회는 한국 경마를 알릴 수 있는 사진전도 개최한다. 한국 우수 경주마와 스타기수 등의 영광의 순간을 담은 작품이 전시되며, 아름답고 강인한 여기수의 모습이 담긴 엽서도 제공된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25만 싱가포르 달러(약 2억1000만원)규모의 KRA트로피컵이 열려 한국과 싱가포르 양국 경마팬들의 관심도 고조될 전망이다.한국마사회 관계자는 "고객에게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 등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해 마사회가 '국민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거침없이 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한류문화를 전파하기 위한 'K-Race Festival'이 경마 신한류 붐을 일으키는 시발점이 될 것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최창호 기자 chchoi@joongang.co.kr 2016.07.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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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 tvN ‘삼총사’ 정명공주 役으로 합류

배우 한민이 일요극 tvN '삼총사'에 합류했다.소속사 엘줄라이 엔터테인먼트 측은 12일 "한민이 '삼총사' 9회에 정명공주로 출연, 새롭게 등장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민이 맡은 정명공주는 조선 14대 임금 선조가 50대라는 나이에 얻은 유일한 적통. 광해군이 즉위해 영창대군을 역모죄로 사사하고 계비인 인목대비를 폐출시켜 서궁(西宮)에 감금할 때 공주도 폐서인(廢庶人)돼 서궁에 감금돼 인조반정으로 인조가 즉위하면서 공주로 복권됐다. 9회에 첫 등장해 서현진(강빈)을 위험 상황에 빠뜨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시즌 1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또 다른 갈등구조가 될 예정이다.'삼총사'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소현세자와 그의 호위 무사인 승포·안민서·박달향이 조선과 청나라에서 펼치는 활약상을 담는 드라마.매주 일요일 오후 9시 20분 방송된다.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2014.10.1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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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 티저 공개, 열혈무사로 나서는 정용화

삼총사 정용화 이진욱 삼총사 드라마 ‘삼총사’ 이진욱과 정용화의 티저 영상이 공개됐다.16일 tvN 일요드라마 ‘삼총사’ 제작진은 이진욱과 정용화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정용화는 열혈초보무관 박달향 역으로 등장한다. 그는 무예를 선보이며 “이제 곧 달향의 시대가 올 것입니다”라는 대사와 함께 패기 넘치는 모습을 선보였다. 박달향은 강원도 무인이자 가난한 집안의 양반 출신으로 한양에 올라와 무과(조선시대에 무관을 뽑는 과거)에 도전하는 단순 명쾌한 천성의 열혈 무사다. 이진욱은 조선의 세자 소현세자 역을 맡았다. 그는 “나와 함께 가자. 가서 이 나라 조선을 지켜다오”라는 비장한 대사와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눈길을 끌었다. 소현세자는 천성적으로 열린 사고방식과 합리적인 실리주의를 지닌 조선의 세자이자, 부드러운 미소 속 냉철한 카리스마를 지닌 자칭 ‘삼총사’의 리더다. 오는 8월 17일 첫 방송되는 tvN의 첫 일요드라마 ‘삼총사’는 알렉상드르 뒤마 작가의 소설 ‘삼총사’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조선 인조 시대를 배경으로, 호쾌한 액션 로맨스 활극을 담은 ‘조선판 삼총사’로 재창조했다. 소설 ‘삼총사’의 낭만적 픽션과 소현세자의 삶을 둘러싼 비극적 역사를 적절히 섞어 완전히 새로운 스토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4.07.1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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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 평일·금토요일 아닌 ‘주1회 일요일’ 편성 확정

tvN 새 드라마 '삼총사'가 대본 리딩을 시작으로 본격 제작에 돌입했다.지난달 24일 CJ E&M센터에서 배우와 제작진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대본리딩을 갖고 지난 1일 첫촬영을 시작했다.'삼총사'는 매력적인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천성적으로 열린 사고방식과 합리적인 실리주의를 지닌 조선의 세자이자 부드러운 미소 속 냉철한 카리스마를 지닌 자칭 '삼총사' 리더인 소현세자는 이진욱이 맡는다. 강원도 무인이자 가난한 집안의 양반 출신으로 한양에 올라와 무과(조선시대에 무관을 뽑는 과거)에 도전하는 단순 명쾌한 천성의 열혈 무사 박달향은 정용화, 소현세자의 호위 무사이자 삼총사 멤버인 호탕한 풍류 무사 허승포는 양동근이 맡았다.조선 인조 시대를 배경으로 호쾌한 액션 로맨스 활극을 담은 '조선판 삼총사'로 재창조될 예정이다. 소설 '삼총사' 낭만적 픽션과 소현세자 삶을 둘러싼 비극적 역사를 적절히 조화시켜 완전히 새로운 스토리를 선보인다. 12개 에피소드씩 총 3개 시즌으로 구성된 계획된 시즌제라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며 철저하게 준비된 '웰메이드 드라마'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일요일 편성을 확정 지으며 tvN 첫 번째 일요드라마가 된다. 기존 월화극·금토극이 아닌 주 1회씩 방송되며 일요일 밤을 책임질 예정이다. 오는 8월 첫방송김진석 기자 superjs@joongnag.co.kr 2014.07.0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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